한국퀴어영화제 리뷰 KQFF REVIEW


[리뷰-커런트 이슈: 본 투비]“you made my day”

“you made my day”

켄 기자단

영화 <본 투 비> 속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지은 사람들이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거리의 분위는 미국의 중심 도시인 뉴욕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존재를 감각하게 한다.

영화 <본 투 비>는 트랜스젠더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성적합수술을 선택한 환자와 닥터 팅, 그리고 그의 동료 의료진을 만날 수 있다. 닥터 팅과 그의 동료들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와 연대하고 당사자의 자기표현 권리를 지지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닥터 팅은 이전에 근무한 병동의 환자 중 트랜스젠더 당사자의 자살 시도 비율이 44%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닥터 팅은 의사로서 트랜스젠더의 자유 의지와 선택을 존중하는 의료 분야에 종사하고자 마음먹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자신이 아닌 누군가인 척하거나 차별적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지 않고 “I need(want) this!”라고 말할 수 있는 의료 센터를 위해 닥터 팅은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을 개원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신체에 대한 디스포리아를 경험했던 당사자들은 젠더와 몸의 형태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사회적 이슈나 트렌드가 아니라 태곳적부터 있어왔던 것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불온전하다고 여기는 당사자들에게 성적합수술이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를 말한다. 신경계와 신체 기관을 절개하고 연결하는 등 큰 규모의 수술임에도 불안함 보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어 설레고 기뻐하는 당사자들의 표정에서 그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매일 자신으로 있고 존중받기 위해 싸운다”며 수술을 앞둔 상황에서 “내일 생애 최초로 살아 있을 것”이라는 당사자의 이야기에서 제목인 ‘태어나다’가 단순한 탄생이 아닌, 그 이후 인간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담고 있음 느낄 수 있다. 영화에서 등장한 alive를 더해 ‘살기 위해 태어난’이라고 생각해도 그렇다. 모든 인간의 생애는 사건과 서사가 있는 하나의 작품이고 잉크만 묻히면 몇 번씩 똑같은 모양을 찍을 수 있는 목판화와 달리 개별적인 복잡함과 다양성이 인간의 모든 것에 내제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