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퀴어영화제 리뷰 KQFF REVIEW


[데일리 뉴스]퀴어의 신체활동

퀴어의 신체활동

조병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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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이슈2_히든 모션스 : 지워진 퀴어의 신체활동 섹션]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 중 ‘제3의 트랙’과 ‘(그)녀’에서는 인터섹스 주체의 스포츠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스포츠 종목 상의 이분법적 성 구분과 관련된 제도와 이를 둘러싼 담론, 무엇보다 인터섹스의 고민을 일련의 서사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질문에 대한 해답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고자 한다. 또 다른 작품 브라더스 역시 경직된 무슬림 사회에서 가족 구성원과 갈등하고 화해하는 한 게이 남성이 형의 지속적인 도움으로 성장해가는 생애 과정을 환상적인 무용 시퀀스와 감동적인 음악이 혼합된 짧은 드라마로 보여주면서 해답을 암시하고자 한다.

상영 후 이어진 Q톡에서는 ‘퀴어 여성 게임즈’의 야릉과 관객들 간 ‘성 소수자의 신체활동 및 스포츠에서의 성별 이분법과 차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성 소수자 차별 없는 대안적인 스포츠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작년 퀴어 여성 마라톤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배드민턴 혼합 복식 경기, 3:3 농구 경기 등 연례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퀴어 여성 게임즈’의 야릉은, ‘제3의 트랙’과 ‘(그)녀’가 다루는 인터섹스 스포츠 선수의 차별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실제로 올림픽은 “많은 성 소수자에게는 성별 검사의 역사인 동시에 이에 투쟁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며, “IOC가 성별이 아닌 다른 기준, 예를 들어 체급 등을 기준으로 한 대안적인 스포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상적으로 아마추어 스포츠 차원의 신체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한국에서 여학생들은 스포츠 활동을 장려 받지 못한 반면 남학생들은 주로 장려된다”며, “여성들이 내 눈 앞의 남성에게 신체적인 차이가 있고 이를 함부로 뛰어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극복하기 위해서 퀴어 여성 게임즈를 기획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행사 중 시스젠더 게이 남성 팀의 출전과 피드백에 대한 에피소드와 성 소수자 인권 포럼에서 나온 소감인 “내가 남자와 경기를 해봤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구나”를 차례로 이야기하며, 스포츠 활동에서 성차에 따른 의식 및 제도상의 구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성 소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자기의 신체와 불화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몸에 무관심한 경우도 많기에” 차별적 시선과 억압에서 탈피하여 더욱 운동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해당 섹션 관람을 함께한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한 더욱 다채로운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남성 선수의 압도적인 경기 실력은 “신이 내린 몸” 정도로 비유되고, 여성 선수의 압도적인 경기 실력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성차별적 시선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객은 “체육계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로 터져 나오는 고발과 신고에 대해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서는 “엘리트 스포츠계의 문제 해결 과정이 한국은 늦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미투 운동으로 변화가 시작되었으니 현역에서부터 바뀌어야 장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시에 “스포츠 분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분야에서 성별 이분법은 과연 규범적으로 정당한 기준인가, 혹은 단지 재귀적 논리를 바탕으로 장기간 구조화된 성차별적 기획인가? 성 소수자의 신체활동은 차별적 시선에 의해 어떻게 분류되며 정체성 형성과 우울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진행된 Q톡은 성 소수자의 신체 활동과 이를 가로막는 제도적, 의식적 차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싸워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또한, 혐오를 기반으로 한 모순적 논리와 기제가 어떻게 성 소수자 각각의 신체활동을 지우는지 성찰해 볼 지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