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무지개영화제

기간2006년 6월 6일 ~ 6월 11일
장소서울아트시네마(구.허리우드극장)

《2006 퀴어 해피 포인트》

 

기간 : 6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장소 : 서울아트시네마

 

2006년은 퀴어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기념비적인 해이다. 극장에서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퀴어 영화들이 무려 4편이나 연달아 개봉했기 때문이다. 노년게이들의 일상과 가족 화해를 이야기하는 <메종 드 히미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성동성애자의 생의 마지막을 그린 <타임 투 리브>, 1960년대 미국 시골에서 살고 있는 두 카우보이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브로크백 마운틴>과 한국 영화 <왕의 남자> 등이 잇달아 개봉했다. 특히 ‘왕의 남자’는 동성애, 특히 남성 동성애를 묘사한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관객 천만 명을 넘어 이젠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가 되었다.

 

영화는 현실을 벗어나 상상의 날개 짓을 유도하는 매체인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매체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통해서 현실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위안을 얻기도 하고 현실에서 애써 무시한 많은 문제들을 대면하기도 한다. 관객 천만을 동원한 ‘왕의 남자’처럼 이제 영화 속에서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을 만나는 건 그리 희귀한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영화관에서 퀴어 영화 보기를 꺼려한다. 그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내용의 문제이기도 하고, 같은 공간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과의 소통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성소수자들은 자기 정체성을 인식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 극대화된 코믹함을 갖고 있거나 욕정 내지는 욕망만을 가진 변태들로 등장한다. 그러한 모습들은 관객들이 성소수자의 모습을 오해하게 만들고 그릇된 모습을 진실인양 받아들이게 한다. 더군다나 성소수자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면에서 오히려 터지는 헛웃음은 영화감상을 방해한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자 선택한 영화에서조차 행복하고는 상관없는 존대들이 되어, 사회적 웃음거리로 주저앉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고자 선택한 매체-그것이 오락이든 문화적 체험을 하는 것이든-를 통해 오히려 사회 전반적으로 처한 성소수자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니 영화 관람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내 입맛에 맞는 영화만을 선택할 수도 없다. 퀴어 영화를 맘 놓고 볼 수 있는 공간도 작품도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누구의 눈치고 안보고 맘껏 웃으며 영화를 볼 수 없을까?

 

이번 제7회 퀴어문화축제 무지개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성소수자들이 행복감을 높이고 관객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로서 퀴어 영화를 편안하게 관람하기 원한다. 물론 이번에도 역시 외국작품들 위주이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즐거워야 하고 영화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7회 퀴어문화축제 무지개영화제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진정 보고 싶어 하고 진정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택했다.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인격체로서, 성소수자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오락적 기능으로서든, 사회적 책임으로서든 개인의 취향으로 선택되어질 수 있는 퀴어 영화들로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살아가는 당당한 퀴어들의 행복을 말하고자 한다.

 


<70년대 게이 섹스> Joseph Lovett 감독, 72분, DV6mm, 미국, 2005
<아담과 스티브> Craig Chester 감독, 99분, 35mm, 미국, 2005
<모리츠> Stefan Haupt 감독, 87분, DV6mm, 스위스, 2003
<결혼합시다> de Seve Jim 감독, 81분, 35mm, 미국, 2004
<로빈 후드> Sara Millman 감독, 81분, DV6mm, 미국, 2005
<그녀의 여행> Ligy J. Pullappally 감독, 105분, 35mm, 미국, 2005
<왕복 여행> Shahar Rozen 감독, 95분, DV6mm, 이스라엘, 2005
<졸라 다르다구!> Kristian Petersen 감독, 90분, DV6mm, 독일, 2005
<브로크백 마운틴> Lee Ang 감독, 133분, 35mm, 미국, 2005
<아름다운 복서> Ekechai Ukerongtham 감독, 118분, DV6mm, 태국, 2005